[ ERIS STORY ]
- 에리스 이야기 -
내가 따뜻하게 안아줄게 꼬옥!
정체불명의 힘과 인형을 사용한 주술 마법에 능숙한 소녀. 흔히 인형술사라고 불린다.
명랑하고 철없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토끼 인형에게 혼잣말을 자주 건다.
외형에서 풍기는 천진난만한 느낌과는 달리 에리스는 일부 마법사들 사이에서 마족 세계를 뒤흔들었던 폭발 속 미스터리하게 살아남은 ‘최후의 아이’로 불린다.
우주력 B30985년 카론 유니버스에서 벌어진 대규모 룬 전쟁은 마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룬 전쟁은 마계의 내부 분열을 가중시켰고 이는 곧 몇 천 년에 걸친 전쟁으로 이어졌다.
산산이 부서진 건물들과 그을린 대지, 전쟁으로 인한 자원 고갈은 마계의 대부분을 황폐하고 적막한 장소로 만들었다.
전쟁의 흔적들은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희망을 빼앗았다.
살아남은 자들의 아우성만이 남은 마계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비극이 절정에 달한 때,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은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며 종결되었다.
누군가가 최상급 에너지인 '태초의 힘'을 이용하여 대규모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이 폭발은 마계의 모든 지역을 휩쓸며 모든 욕망을 품은 존재들을 불태우고 소멸시켰다.
에리스는 이러한 존재들이 소멸된 흔적인 검붉은 잿더미 속에서 발견되었다.
소녀는 아무런 기억도 남아있지 않았고 상처 입은 영혼의 흔적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실어증 증세를 보였다.
마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녀의 흔적이라고는 손에 쥐고 있던 낡은 토끼 인형뿐이었다.
구명 작업을 위해 마계를 찾은 인간 마법사는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미지의 고통을 겪은 그녀를 가엾이 여겼다.
그는 불쌍한 소녀를 구제하기로 결심했고 몰래 인간 세계로 이송해 친자식처럼 길렀다.
몇 천 년의 세월이 흐르고, 그녀를 품은 마법사 가족과 곁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났다.
그렇지만 소녀는 미스터리 하게도 늙지도 성장하지도 않는 불멸의 존재로 남아있었다.
그녀는 결국 또 이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떠난 이들의 영혼은 그녀와 언제나 함께하는 토끼 인형에 잠들어 있었고 새로운 가족인 유니버스 가디언도 만났기 때문이었다.
가끔 그녀는 마음의 어딘가에서 끓어오르는 일련의 의문과 분노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에리스는 인간 부모님이 전해 준 따뜻한 가르침을 떠올린다.
언제나 밝고 굳건하게, 울지 않을 거야! 모든 사람들은 나와 함께니까.